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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a] 의료 혁신을 통한 삶의 가치 증진 '기계공학과 이준상 교수'
작성일
2023.04.27
작성자
공과대학 홈페이지 관리자
게시글 내용

의료 혁신을 통한 삶의 가치 증진

기계공학과 이준상 교수/더멘드 바이오시뮬레이터 대표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심혈관 의료비 부담 증가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심혈관 또는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부동의 1위이다. 심혈관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심혈관 질환 대부분이 전조 증상이 없어 병의 진행 상태를 예측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인류에 큰 위협이 되는 질환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의학·과학·공학자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질환이기는 하나, 현재의 공학적 기술만으로 사망률을 의미 있게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 연구팀은 사망률보다는 최근 고령화에 따른 심혈관 환자의 의료비 부담 증가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 경제 선진국의 고령화 이슈는 매우 큰 문제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이미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이며, 대한민국 또한 앞으로 5년 내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고 2040년에는 일본의 고령화 비율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질병이 늘어난다는 데 있다. 심혈관 질환도 그중 하나이다.


2019년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심혈관계 질환 진료비는 9조 4천억 원으로 암 진료비인 7조 원보다 높으며, 고령화로 갈수록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경제적 부담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심혈관계 질환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리 연구팀이 더멘드 시뮬레이터를 창업한 동기 중 하나이고 이를 위해 공학적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는 게 핵심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심혈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절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제시하는 방법은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 즉 질병이 발생하기 전 예측, 예방 또는 관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인 정밀 의료 관점으로 영상 기반 비침습 진단 장비 개발을 통한 질병의 예측과 예방이 핵심이다. 특히 ‘Software as Medical Devices(SaMDs)’는 기존 시스템에 빨리 접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어 건강검진 등 일반인들에게 접근성이 좋다. 또한 환자의 70% 이상이 초진을 받는 1차 의료기관에서도 접근성이 있다는 것이 SaMDs의 최대 장점이다.

 

기존의 침습적 방식은 환자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므로 병원에 내원 및 입원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비침습적 방식은 우리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건강검진 시 추가 항목으로 간단히 진단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물론 비침습적 방식이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가격 경쟁력이 있겠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의문점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다수의 연구 논문 및 특허로 원천 기술을 확보해 왔고 일부 기술은 기업체 기술 이전을 통해 사업화도 진행함으로써 비침습 진단 기술의 상용화에 집중해 왔다.



의료 현장(On-site) 의료 진단 소프트웨어의 개발

지난 2020년,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많은 의학자와 공학자들은 임상데이터 활용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했다. 심혈관계 질병 진단인자를 예측하는 우리 연구팀도 그중 하나였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의료임상데이터는 필수적인 부분이기에 능동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못했다. 대부분의 의료임상데이터는 단순 영상 이미지로만 저장된 상태였고 더욱이 또 다른 규제인 개인정보법에 막혀 사실상 병원 외부에서 활용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일부 가능한 임상데이터를 받기까지도 많은 ‘위원회’를 거처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의료임상데이터의 수집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우리는 임상데이터의 유출 없이 의료 진단 장비를 개발하고자 의료 현장, 즉 ‘on-site’에서 외부 전문가(예. 공학자)의 도움 없이 전 과정을 자동화한 진단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예상대로 매우 도전적이고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수요자인 임상의의 적극적인 협조로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3년 초 ‘Coronary Artery Risk Diagnostics Integrating On-site Software(CARDIOS)’라는 최초의 병원 중심 심혈관 질환 위험도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성과를 얻어 냈다.



CARDIOS(Coronary Artery Risk Diagnostics Integrating On-site Software)

앞서 우리 연구팀은 의료비 부담 절감을 위해 질병이 발생하기 전 예측, 예방 또는 관리로 전환하는 방식을 제시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CARDIOS는 어떻게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CARDIOS는 환자의 X-ray, CT 영상으로부터 3차원 심혈관 모델을 자동으로 분할·획득한 후, 고차원 연산을 수행해 진단인자를 도출하는 시스템으로 영상 촬영 후 5분 내외로 심장혈관의 주요 병변 위치를 찾아주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심혈관계 질환 진단에 이르는 전 과정이 비침습적이며, 혈관 형상, 혈류, 생체정보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심혈관 진단인자 예측이 가능하다. 심혈관 진단인자 측정을 위한 환자의 내원 및 검사를 위한 탐침 삽입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해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CARDIOS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을 보유한 기술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병원 외부에서 의료임상데이터를 활용해 누군가의 개인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CARDIOS는 심혈관 진단에 필요한 전 과정을 자동화해 의료 현장에서 보조 역할로 외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혈관의 형상 데이터, 혈류 유동 데이터, 환자 생체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의료임상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CARDIOS는 병변이 위치한 혈관의 형상을 3차원으로 가시화하며, 환자의 X-ray, CT 영상 정보와 형상·유동·생체 인자를 모두 고려한 분석으로 더욱 진화된 개인화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정밀 의료의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질병의 예방으로 이어지게 돼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의료 혁신을 통한 삶의 가치 증진

의료 수요를 기반으로 개발한 CARDIOS의 핵심 원천기술은 ‘2020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10대 기술’로 선정된 바 있으며, 해당 기술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 확보를 지속해 오고 있다. 이는 인체 내 다양한 부위에 대해 진단 결과를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는 기술들로, 이들을 기반으로 해 의료 진단 플랫폼 ‘더멘드 바이오시뮬레이터(The M.E.N.D. BioSimulator)’를 설립했다. 우리는 이제 심혈관 진단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핵심적인 진단 기술들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의료 이미지 자동 분할 및 분석용 독립형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MIAS(Medical Imaging Auto Segmentation)’로, 신체 여러 부위 의료 영상에 대해 각각 관심 영역을 자동으로 분할하고 관련 진단인자를 도출하는 기술이다. 적용할 수 있는 신체 부위로는 뇌, 비강 및 기도, 치아, 심혈관, 폐 구조, 그리고 안면이 해당한다. 최근에는 임상에서 조기 진단을 위해 의료 영상을 널리 활용하고 있으며, 정량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영상으로부터 관심 영역만을 분할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기술은 조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밀 의료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기계학습 기반 비침습적 요역동학 검사 소프트웨어 ‘N-UDS(Non-invasive UroDynamic Study)’로, 음파 및 기본 유로 검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방광과 요도의 기능 관련 진단인자를 자동으로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진단 방식은 요도를 통해 진단관을 주입해 진단인자를 측정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요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우리가 개발한 ‘N-UDS’ 기술은 1차 의료기관에서도 비침습적 방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멘드 바이오시뮬레이터의 슬로건인 ‘의료 혁신을 통한 삶의 가치 증진’과 같이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에게 많은 편의성을 제공해 왔다. 우리 기업은 기술의 편의성뿐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활기를, 그리고 최종적으로 건강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준상 교수는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로 물리 기반 인공지능, 전산유체역학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실험실 연구원들과 ‘더멘드 바이오시뮬레이터(The M.E.N.D. BioSimulator)’를 창업해 질병의 예측과 예방을 위한 영상 기반 비침습 진단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