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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60년"

제목
새로운 길을 나설 준비가 된 당신께 (88 이창우) (2008.10.02)
작성일
2023.03.06
작성자
영문과수업관리조교
게시글 내용


새로운 길을 나설 준비가 된 당신께


88 이창우




인생을 흔히 길로 비유하곤 합니다. 그 비유가 잘 맞아 떨어져서인지 나 자신조차도 길을 걸어 다니듯 인생을 걷곤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이 많은 사람들과 같이 무난한 길을 가고 있는 이 시대의 평범한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그런 명함을 가진 사람이 네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새롭게 끊임없이 생겨나는 복잡다단한 인생이란 길을 여러분께 알려드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인생에서 여러분보다 좀더 많이 온 것인지, 더 많이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선배로서도 연장자로서의 글도 아닙니다. 단지 ‘대학’이란 전철역에서 ‘사회’라는 역으로 가기 위해 서서 기다릴 때 들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라는 ‘멘트’와 같은 거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제일 먼저 차비를 챙기십시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차비가 열정이든 실력이든 가능성이든지 간에 소망하는 곳으로 태워다 줄 전철을 준비하세요. 가끔가다가 차비는 있는데 전철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오더라도 만원이라는 불만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다음 차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으세요.


지금 조급하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만원인 전철에 억지로 올라탔다가 목적지까지 힘들게 꽉 끼여서 끝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힘들어도 빨리 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면 타세요. 가까운 역에서 갈아타야 하는 경우라면 한두 코스 만원으로 간들 어떻습니까? 하지만 오랫동안 그 전철을 타야 한다면 조금은 공간이 여유로울 때 타십시오 그 전철이 직장이든 학업이든 말입니다. 그리고 차비를 많이 준비했다면 굳이 전철을 타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만큼의 실력으로 택시든 고속철이든 다른 수단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니까요.


미리 지도를 보고 나가세요.


원하는 목적지의 주소만 가지고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길을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거리에서 그 주소에 대한 도움을 받거나 하다 보면 찾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끔 지치고 정말 안 나타날 때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지도를 볼 것을 권합니다.


내 자신의 인생의 구체적인 지도를 마음속으로 그리세요. 그리고 그곳을 찾아갈 만한 길들을 메모하는 겁니다. 찾아가는 교통비도 생각해야겠지요. 인생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헤매지 않고 빠르고 쉽게 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동행을 만드세요.


인생은 100M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랍니다. 혼자서 뛰어나가기란 쉽지 않지요. 그럴 땐 옆에서 뛰어주는 주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달릴 수 있고 좀더 지치지 않지요. 사랑하는 사람이든 친구든 선배든 부모님이든 당신이 같이 달려달라고 부탁만 하더라도 들어줄 많은 동행들이 가까이에 많이 있습니다.


적절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세요.


내가 가는 곳이 몇 미터 안 떨어져 있는데 고속철을 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많은 이들이 빨리 가려는 욕심 때문에 더 멀리 가버려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요.


인생에서도 시의적절한 수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좀더 준비를 하고 욕심이 있다면 그것을 연구하세요. 분명 방법이 있겠지요.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 무리한 추진은 처음에는 빨라보여도 그리 빨리 가는 것이 아닙니다.


연세대라는 전철역은 다른 전철역보다 전철이 많이 다닙니다.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그만큼 좋은 역이지요. 그 전철역으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리셨으리라 봅니다. 그 노력만큼 그 전철역을 떠날 때도 더 나은 전철역을 향해 노력하십시오.


많은 만남이 있었지만 그 역에서 있었던 추억과 땀과 좋은 역무원(교수님)과 그곳을 계속 좋은 역으로 만들어 주시고 계신 모든 분들과 그곳을 이용하시는 많은 이용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용객 중의 한 사람으로 항상 변함없이 그 역을 사랑할 것입니다. 가끔은 다시 돌아가 앉아보고 싶은 그런 역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