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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7 : 한나 : 창신동 마을돌봄의 역사적 재구성 : 봉제공장, 지역운동, 마을공동체사업, 도시재생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석사 2017년: 한나

창신동 마을돌봄의 역사적 재구성 : 봉제공장, 지역운동, 마을공동체사업, 도시재생

Historical Reconstruction of Local Community Care in Changshin : Garment Factory, Grassroots Activism, Village Community Project and Urban Regeneration




  • 초록
본 논문은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에 관한 문화기술지로서, 마을돌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마을돌봄에 개입한 주체들의 지향 및 실천방식의 변화과정을 분석한다. 본 논문에서 ‘마을돌봄’은 직접적인 육체적·정서적 돌봄 행위 뿐 아니라, 도시공간 운영에 있어 돌봄을 핵심 가치로 정립하고, 지역 단위 사회적 돌봄의 경제적·사회적·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실천까지 포함한다. 한국사회에서는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이 착수되었고, 2013년에는 국토교통부 주도로 전국 단위의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되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계기로 국가가 지역 단위 사회적 돌봄과 공동체 영역에 적극적 행위자로서 개입을 시작하면서, 1970년대의 도시빈민운동 계보를 잇는 지역운동진영과 지역주민, 정부 및 다양한 계기와 열망을 지닌 활동가들이 마을돌봄의 주체로서 새롭게 조우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가 마을돌봄의 주체로서 조우한 장을 ‘마을활동’으로 범주화한다. 창신동은 봉제인 및 지역 여성들과 1980년대부터의 빈민탁아운동을 계승하는 돌봄활동가들이 마을돌봄의 토대를 구축해왔다. 역사적인 돌봄의 지형 위에서 2000년대부터 지역아동센터, 마을공동체사업, 도시재생사업의 제도적 결합이 이루어졌다. 창신동 마을돌봄의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여성화된 영역으로 간주되어왔던 마을돌봄이 제도적 개입과 조우함에 따라 갖는 새로운 가능성과 딜레마를 파악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본 논문의 분석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논문은 창신동의 지역 여성들과 돌봄활동가들이 생산해온 마을돌봄 실천의 가치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창신동의 봉제인 여성들은 기술적 숙련도를 기반으로 가내노동 혹은 주거공간 근거리 내 작업장에서의 노동 형태를 통해 경제적 생산과 재생산 노동을 결합해왔다. 또한 이러한 노동조건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친목네트워크와 일감네트워크를 복합적으로 구성하고 일상적 이웃돌봄을 실천해왔다. 연구자는 창신동의 여성들이 봉제노동자로도, 가사노동자로도, 지역주민으로도 온전히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 정체성을 통해 생산/재생산의 이분법적 경계를 지우며 생산해내는 경제적·사회적·지역적 가치와 효과에 주목하였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빈민탁아운동 역사를 잇는 사회운동으로서의 지역단위 아동돌봄영역에 대해서는, 돌봄활동가들이 일상의 실천을 통해 구축해 온 돌봄의 토대에 주목하였다. 돌봄활동가들은 돌봄의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평등함, 상호돌봄, 안정감의 가치를 생산해왔고, 돌봄을 지역의 사회적 가치로 정립시키기 위해 지역적·제도적·사회운동적 네트워크를 구조해왔다. 둘째, 본 연구는 역사적 마을돌봄 지형 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드러난 가능성을 지역 여성들과 돌봄·마을활동가들의 ‘사회적 장소’가 형성된 것으로 설명하였다. 사회적 장소란, 사람이 사회의 성원으로서 존재를 인정받고 그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사회적 자리이다. 연구자는 지역 여성들과 돌봄·마을활동가들이 마을활동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와 서로가 생산해온 가치에 상호인정을 부여함으로써 이들의 공적 자아가 발현되는 현상에 주목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 여성들과 돌봄·마을활동가들의 사회적 장소가 확장되고 있다고 보았다. 돌봄활동가들은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돌봄의 범주를 확장하였고, 지역 여성들이 생산해온 가치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했다. 돌봄·마을활동가들은 마을활동을 통해 지역 여성들의 자존감이 회복되는 변화를 목격하였고, 점차 마을활동으로 인해 생산되는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였다. 지역 여성들과 돌봄·마을활동가들 서로가 생산하는 가치에 대해 인정을 더함으로써 구성되는 사회적 장소는 여성화된 영역으로 간주되어왔던 마을돌봄의 가치가 사회화되고, 그 간 경제적 생산 중심으로 최적화되어 왔던 도시공간 운영 방식이 돌봄 가치를 중심으로 재구성됨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된다. 셋째, 연구자는 마을돌봄에 참여한 행위자들 간에 경계가 강화되는 현상에 주목하였고, 이 현상을 ‘선택적 마을’의 구성으로 설명하였다. 마을공동체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을 포함한 공동체 도시사업은 생산/재생산 이분법을 전제하며 신자유주의 도시거버넌스 경향을 보였고, 마을활동에 참여한 행위자들이 신자유주의 합리성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선택적 마을이 구성되기 시작했다. 마을공동체사업은 사회적 돌봄과 공동체를 강조하면서도 마을활동을 경제적 생산활동 이후의 자원(自願)활동으로 보았고, 국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아야 할 자립의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도시재생사업은 마을공동체사업의 생산/재생산 이분법적 관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그와 동시에 4년 내 행정적 지원으로부터 자립할 것을 요구하면서 마을활동가들에게 사업적 미션 및 속도를 부과하였고, 제도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전문가·청년활동가들을 불안정한 활동 기반에 위치시켰다. 이에 따라 마을활동가들이 사회적 존재이자 기업가적 주체로서 혼종적인 정체성을 내면화하였고, 마을활동에 참여한 행위자들의 사회적 장소가 확장되기보다 서로 간에 경계가 강화되었다. 이 가운데 돌봄·마을활동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돌봄의 기술-돌봄의 정동을 일상적으로 재생산하는 실천, 평등한 관계를 기반으로 함께 토대를 구축해가는 일, 대화의 기술-이 발휘되지 못하였다. 공동체 도시사업 정책은 마을활동을 경제적 생산활동 이후의 자원활동으로 보고 자립을 요구하며 지원 기간을 설정할 것이 아니라, 마을돌봄이 무엇인지, 마을돌봄은 어떠한 가치를 생산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관점과 실천 방식을 재검토해야한다. 공동체 도시사업은 여성과 지역운동가들을 공동체 회복의 주체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들의 주체화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헌신으로 메워져온 마을돌봄에 국가가 어떠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는지, 지속가능한 마을돌봄 토대 구축의 책임을 어떻게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 간에 균형 있게 분담할 것인지, 마을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 등의 인정체계와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마을돌봄의 토대는 생산/재생산 이분법을 전제로 하는 국가의 단기적 지원으로 구축될 수 없다.




  • 주제(키워드) 

 사회적 돌봄 , 지역돌봄 , 마을활동 , 마을공동체사업 , 도시재생사업 , 창신동 , 지역운동 , 도시거버넌스 , social care , community care , local community activity , village community project , urban regeneration project , Changsin(dong) , grassroots activism , urban governance